HOME

닫기 닫기

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너도나도 스테이블코인 마케팅...앞에선 공동발행 논의, 뒤에선 개별 상표권 등록
2025.07.03

국내 금융사들이 스테이블코인 흐름을 타기 위해 행동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통화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발행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아직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국내에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규모가 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큰데 이를 달러나 유로, 금 같은 자산과 연동해 가격이 급등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을 논의하고 있지만 회사별로 상표권을 독자 출원하는 등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될 경우 해당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허정보 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신한금융·KB국민·하나·IBK기업은행·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 등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원화를 의미하는 ‘KRW’을 조합한 방식으로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3일 ‘KBKRW’ ‘KRWKB’ ‘KRWST’ 등 17건의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했다, 하나은행은 25일 ‘HanaKRW’ ‘KRWHana’ 등 16건, 신한금융은 26일 ‘KRWSHB’ ‘SFGKRW’ ‘SHKRW’ 등 21건을 등록했다. 이밖에 토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신한카드 등 금융 관련 기업들도 스테이블코인 경쟁에 가세했다. 

 

BNK부산은행은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의 ‘스테이블코인 분과’에 정식 가입하고 스테이블코인 관련 공동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고 2일 밝혔다. OBDIA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의 제도화와 실증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 협의체다. 

 

민간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주목하는 것은 향후 관련 시장이 형성될 때우 파급력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송금이나 결제를하는 데 수수료가 들지지 않고 편리하게 쓸 수 있으면서도 가격 변동성이 적어 화폐의 가치를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나오고 1~2개의 주요 코인으로 쏠림현상이 발생해 관련 시장을 석권할 수 있으면 해당 코인을 발행하는 업체는 한국은행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2차 실험 보류를 전격 통보하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감도 더해지고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과거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카카오톡이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이후 급격하게 성장한 것을 보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금융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고말했다. 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우려하고 있다. 이 총재는 1일(현지 시각)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연례 통화정책 포럼과 CNBC와 인터뷰에서 “규제받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교환이 가속화되고, 자본 유출과 통화정책 유효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 / 이병희 기자

원문 :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507030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