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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CBDC, 한강이 온다②] 세계 각국 CBDC 도입, 강달러 위협할까
2025.03.31

많은 국가에서 중앙은행들이 국민경제의 디지털 전환 추진, 금융포용의 확대, 국가 간 거래비용 축소 등을 목적으로 한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의 도입을 위한 연구 및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기준 약 20개국이 CBDC를 공식적으로 출시해 사용 중이며 30개국 이상이 파일럿 테스트 단계에 있다. 우리나라 역시 4월부터 10만 명을 대상으로 디지털화폐실거래 실험 ‘한강 프로젝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금 대신 디지털화폐로, CBDC 활성화 국가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e-CNY가 대표적이다. 2014년 처음 중국 인민은행이 디지털화폐 연구를 시작해 2019년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꾸준히 사용자가 늘어 지난해 6월 기준 누적 거래액이 7조위안(약 1382조원)을 넘겼다. 중국은 홍콩의 실시간 결제 시스템(FPS)과도 연계해 결제 기능을 강화하고 e-CNY 채택 확대를 도모한 바 있다. 

 

e-CNY는 은행 계좌나 인터넷 연결 없이도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며 현금 사용 감소 및 전자 결제 수단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은행·테크기업(위챗, 알리페이 등)과도 협업해 시장 확산 속도가 빠르다. 

 

또한 QR코드, NFC 등 기존 결제 플랫폼과 연동해 사용 편의성을 키웠다.

 

스웨덴의 e-Krona(크로나)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의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와 연계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스웨덴은 이미 현금 사용이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였다.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는 2016년 스웨덴 사회민주노동당원들이 발표한 ‘2030년 세계 최초 현금 없는 사회 구축’ 계획에 따라 디지털 화폐 e-크로나를 제시했다. 

 

e-크로나 활용도 시험사업을 전개해온 스웨덴 중앙은행은 전기나 무선통신망이 끊긴 상황에서도 디지털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시험 중이다. 이 방안은 e-크로나를 일종의 온라인 ‘그림자 지갑(shadow wallet)’을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이는 중앙은행의 온라인 인프라에 접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e-크로나를 사용해 거래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다양한 상황에서의 디지털 화폐 거래 안정성을 제고하는 효과를 낸다. 

 

바하마는 2020년 10월 세계 최초로 CBDC 샌드 달러를 출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기준 유통량은 전체 현금 사용량의 0.5%에 불과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시기 기준 샌드 달러 이용자는 바하마 전체 인구의 약 1% 뿐이다.

 

바하마는 잦은 허리케인으로 실물 결제 시스템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유명한 조세회피처로 불투명한 금융거래가 많았기 때문에 샌드 달러를 통해 거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려 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은 샌드 달러 도입으로 인한 비용 증가, 보안 위험, 예금 유출 및 대출 축소 등의 부작용을 우려했고 국민들은 개인정보 유출과 시스템 불안정성을 이유로 샌드 달러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바하마 중앙은행은 상업 은행들의 샌드 달러 의무 사용 규제를 제시하는 등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바하마와 마찬가지로 전 국민에게 CBDC를 도입한 나이지리아와 자메이카 역시 점유율을 올리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달러 패권 강화에 집중, 미국 CBDC 도입 불투명

 

앞서 1월 트럼프 현 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내 CBDC 발행 및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개인의 금융 거래가 통제될 수 있으며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전에는 2025년에서 2030년 사이 미국 CBDC 발행이 예상됐으나 현 정부의 입장 변화로 인해 발행 시기가 불확실해졌다. 이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CBDC에 대한 연구를 계속 진행 중인데, 특히 달러의 세계준비통화 지위 유지와 국경 간 결제 비용 절감 등의 잠재적 이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CBDC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했다. 이는 달러 패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기반으로 미국의 단기국채를 준비금으로 삼는다. 이는 곧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늘어날수록 미 국채 매입 수요도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 코인이 활성화될수록 달러 위상이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상명대 경영학과 서지용 교수는 “현재 미국 행정부는 이전 정부와는 다른 양상으로 스테이블코인 쪽에 힘을 주며 현금 통화인 달러 패권에 좀 더 주력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직까지 원유 수입 등 통화로서 달러가 자리매김하는 부분이 많다”며 “타국 CBDC 활성화가 달러 패권에 큰 영향을 미친다거나 달러 영향력이 약해진다고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국대 경영학과 강경훈 교수는 “금산분리가 유지되는 미국의 경우에는 중국의 알리페이 같은 플랫폼 금융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달러 CBDC가 나오면 그에 대한 수요가 올라 다른 나라의 법정통화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각 나라의 CBDC 이용 방향과 한도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어렵기 때문에 미국이 서두르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투데이신문 / 문영서 기자

원문 :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4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