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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동향

[정책 및 기술동향] 노석준의 메타버스 세상…NFT가 연 새로운 재화 시장
2025.07.01

가상의 세상에서 진짜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재화나 서비스를 사고파는 경제활동이 발생한다. 메타버스 역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므로 당연히 경제활동이 일어난다. 지금도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를 위한 옷이나 신발, 장신구 등이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메타버스의 발전과 성장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상의 세계인 메타버스 내에서 아바타를 꾸미기 위한 옷과 다양한 소품뿐만 아니라 아바타를 위한 가구, 자동차 등도 거래되고, 심지어는 개인의 취향과 요구에 맞춰 제작된 멋진 자동차와 비행기도 나올 것이다. 디지털 아트를 비롯한 창조적인 디지털 아이템들도 엄청나게 생산돼 거래될 것이며, 일부 디지털 상품은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될 것이다.

 

우리의 예측처럼 메타버스에서 활발한 경제활동이 일어나려면 거래의 안전성과 투명성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 거래자와 상품의 실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현실 세계에서도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들이 종종 발생하므로, 가상공간 내의 거래는 더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현실 세계의 거래는 물론이고 메타버스 내의 취약한 신뢰 시스템을 바꾸고 거래의 투명성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NFT와 웹 3.0의 기술들이 향후 메타버스와 연계돼 메타 버스 경제 시스템의 기반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NFT는 메타버스 경제 시스템에서 재화가 투명하고 안전하게 이동하도록 돕는 최고의 기술로 꼽힌다.

 

NFT(Non-Fungible Token)는 '다른 토큰으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의 경제 용어로, 텍스트나 영상, 그림, 오디오 등으로 된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함으로써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재화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암호 화폐와 유사하지만,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의 일련번호를 넣어 원본임을 증명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경제활동에 NFT가 기반이 되면 소유자를 명확하게 인증할 수 있고, 상품이나 콘텐츠 등의 디지털 재화의 위조나 변조 등이 불가능하게 된다.

 

즉, 원본에 고유한 인식 값이 부여되므로 위조나 변조가 무의미해진다. 클릭 몇 번으로 복제할 수 있었던 기존 디지털 콘텐츠들의 취약점을 보완함으로써 해당 콘텐츠가 세상에 유일한 '원본'임을 인증하는 것이다. 게다가 디지털로 가상 세계 내의 거래이긴 하지만 진짜임을 인증할 수만 있다면 현실 세계의 거래보다 더욱 안전하고 투명할 수 있다.

 

◇ NFT로 더욱 활성화되는 메타버스 경제

 

NFT는 원본에 대한 인증이라는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위조나 변조의 의미가 사라지게 장치함으로써 원본에 희소성의 가치까지 부여한다. NFT를 세상에 처음 선보인 것은 미국의 블록체인 게임 제작사인 대퍼랩스(Dapper Labs)다.

 

지난 2017년 대퍼랩스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크립토키티(CryptoKitties) 게임에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디지털 고양이 캐릭터를 만들고 거래하도록 하면서 NFT가 일반 대중에 알려지고 관심을 받게 됐다.

 

NFT 작품은 희소성 덕분에 고가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도 NFT를 통해 고유의 인식 값을 부여한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경매에 올려 화제가 됐고, 그의 전 연인이었던 가수 그라임스도 NFT 디지털 그림 10점을 경매에 내놓아 580만 달러(약 65억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2021년에는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이 경매에 올린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이란 작품이 무려 6천930만달러(한화로 약 785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NFT에 열광하는 것은 NFT로 소유권이 인증된 콘텐츠들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재화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희소성으로 내가 제작하거나 구매한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가 더욱 상승할 수 있다. 심지어 앞선 사례들처럼 현실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가치가 부여되기도 한다.

 

또 다른 매력은 평범한 사람들도 NFT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제작한 글이나 사진, 그림, 영상, 음악 등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올려 블록이 생산되면 그와 동시에 고유의 일련번호가 만들어지고, 디지털 재화의 소유권이라 할 수 있는 NFT가 발행된다.

 

이를 NFT 거래 플랫폼에 올려두고 구매를 원하는 사람에게 팔면 된다.

 

메타버스에서 NFT가 일상화되면 참여자들은 나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디지털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할 수 있다. 거래가 활발해지면 나만의 브랜드로도 성장시킬 수 있다. 평소 패션 디자인에 관심이 많고 재능이 있다면 이를 디지털 상품으로 제작해서 판매하면 된다.

 

액세서리, 가구,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현실 세계와 다를 바 없이 개인은 메타버스에서도 자유롭게 나만의 디지털 콘텐츠를 창작하고 판매 활동을 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렇듯 현실 세계는 물론 가상 세계에서도 개인 창작자들이 콘텐츠의 소유권을 인증받고 직접 자유롭게 거래하면 경제 시스템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중앙 집중적으로 이뤄진 경제 생태계가 급속하게 탈중앙적 경제 시스템으로 바뀔 것이다. 금융을 비롯해 디지털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나아가 현실 세계에서 생산되는 실제 제품에도 메가 브랜드에 의해 생산되는 과거의 방식이 무너지고 새로운 변화가 찾아온다.

 

대량생산 체제도 일부는 유지되겠지만 매우 많은 부분에서 NFT를 통해 개인의 소유권이 인정되면서 개인이 만들어내는 스몰 브랜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인이 주도하는 소량 다품종 생산 시대가 도래하고, 소비자도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된다. 심지어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개인의 개성과 주체성이 더욱 강조되는 미래 메타버스의 흐름과 연결되면서 속도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연합뉴스 / 이세영 기자

원문 : https://www.yna.co.kr/view/AKR20250701030000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