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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 2019.09
  • [기고문] 분산ID 혁신경쟁력 확보를 위한 논의 시급

DID Alliance Korea 부회장 한호현(한국전자서명포럼 의장)

 

최근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앞세워 분산 신원확인 체계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글로벌 기업들에게서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 LG 유플러스 등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분산 신원확인 시스템(Decentralized ID)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분산ID 체계의 춘추 글로벌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신원확인 체계는 가장 중요한 근간이 되는 기술이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개별 시스템 별로 하나의 신원확인 체계를 활용해 왔다. 또는 몇 개의 기업이나 시스템이 동일한 채널을 이용하여 단일한 신원확인 체계를 공유하는 방식 이른바 싱글사인온과 같은 체계가 이용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대체적으로 단일 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각국의 전자정부 시스템에서 그 활용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싱가포르 등 많은 국가에서 그 사례를 살펴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술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가장 특이한 방식은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공인전자서명을 활용한 신원확인 체계이다. 한번의 신원확인으로 여러 기업이나 다양한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공인전자서명을 위해 통일되고 제도화된 신원확인 체계를 통해 이뤄진 수단을 공유하여 다양한 시스템에 활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여타 국가에서도 우수한 사례로 보고 있다. 일례로 2016년 영국정부가 발간한 분산장부 기술(블록체인을 넘어서)” 보고서에는 한국의 공인전자서명 체계는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사례이며, 영국이 한국과 관련 분야에서 협력하여 이 분야에서 이니셔티브를 주도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여러 산업에서 중요한 기술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그 효용성에서는 진행형인 기술이다. 그러나 세계 각 기업이나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가장 효용성이 높을 것으로 보는 분야가 신원확인 수단의 공유이다. 물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체계가 제안되어 있지는 않다. 이제 막 그 가능성을 진단하고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각 국가나 기업들이 표준화된 공통의 방식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그 내용을 서로 공유하기 위한 기술로서 블록체인 기술이 일정 부문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블록체인 기술이 갖는 한계점이다. 즉 블록체인은 그 자체로 단일 시스템 체계를 지양하기 때문에 시스템 별로 단일화된 구조로 다른 블록체인 시스템과 상호 호환이 어렵다. 이로 인하여 블록체인 체계간에 상호 호환성을 확보해야 하는 서비스에는 여러 장애 요인이 있게 된다. 가장 단순한 신원 확인만 보더라도 그렇다. 각 블록체인 시스템 별로 구축되는 체계가 서로 다르게 되어 공동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신원확인 불록체인 시스템을 전세계가 하나로 통일을 하거나 최소한의 기능을 모아 서로 표준화하고 그 활용의 다양성을 확보해주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이같은 해결책을 도모하기 위하여 각 기업이나 전문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기술의 표준화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W3C(World Wide Web Consortium)가 있다. 국제적 웹 표준화 기구인 W3C는 웹 문서 표시 방법을 정의하여, 인터넷 이용자들이 서로 다른 개발업체에서 만들어진 브라우저로 비슷한 웹 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게 표준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국내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신원확인 체계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생겨나고 있다. SK텔레콤, LG 유플러스, 라온시큐어, 아이콘루프 등 다양한 기업들이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다양한 새로운 기술의 시도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종의 가두리 전략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하고 세계로 혁신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그 표준화에 대한 논의가 먼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이제라도 기업들이나 전문가들이 표준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기고문은 디지털타임스를 통해 기사화되었습니다. 아래 관련 링크를 통해 확인 부탁 드립니다.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9091802102369607001